2013 도쿄 여행기 Part 2 -아키하바라, 미쿠 카페- (2013.05.03) 여행 이야기

 Part 1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호텔 예약할 때 한가지 해프닝(?) 이 있었다.
지난 겨울 여행 때 침대실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타타미실을 예약을 해 보았는데, 출발 하루 전에 호텔에서 메일이 한통 오는 것이다. 확인해보니 벨기에 여성 한명이 남성 전용 플로어(침대실)로 예약이 되어 버려서 나랑 바꿔 줄 수 없는지를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남들 같으면 보통은 거절했을지 모르지만 어차피 비즈니스 호텔에서 방 차이가 뭐 있겠나 싶어서 OK하고 객실을 바꿨는데 왠지 글로벌 호구가 된 기분이 들면서도 나의 양보로 행복해 할 얼굴도 모를 벨기에 처자를 상상하니 괜시리 흐뭇해지는 것이었다...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 분명히..





아침 일찍 도착한 아키하바라.




이제는 예전 같은 감흥은 없지만..




반대쪽으로 나오자 (당시)발매 예정이었던 S.H.Figuarts 세라문의 예약접수를 알리는 광고가 붙어있었다.




세라문 팬으로서 한장 더.




길을 건너 클럽세가에 갔더니 에반게리온 캠페인이라며 등신대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었다.



 양판점이나 게임센터 등을 떠돌다보니 점심때가 되어서 슬슬 저녁에 만날 친구들과 연락을 해 보기로 했다. 나카무라는 전날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 트위터 등에서도 전혀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날짜 외에는 시간이나 장소등을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전화기도 전원이 꺼져 있어서 타케야마에게 걸어봤지만 마찬가지로 받지 않았다. 전화가 안되니 인터넷을 쓸 수 없는 나로서는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에잉..

 아침부터 돌아다녔더니 벌써부터 다리도 아프고 해서 타이토 헤이의 대기자용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타케야마에게 전화가 왔다. 오락실 안이 시끄러웠기 때문에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와 전화를 받아보니 자신도 나카무라에게 연락을 못 받았다며 어떻게 할 지를 묻는다. 타케야마가 2시까지는 아키하바라로 올 수 있다고 하기에 일단 둘이서라도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2시 좀 넘어서 타케야마가 도착했고 우리는 나카무라와 연락이 될때까지 이곳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먼저 아까 봐뒀던 클럽세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이 때 피규어 앞에 서 있는 우리들을 보고 클럽세가 직원들이 다가오더니 캠페인 홍보용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묻는다. 나는 바로 좋다고 했는데 내가 뭘 잘못 말했는지 이 사람들이 그냥 가는 것이다; 재빨리 붙들고 사진을 요청해서 타케야마까지 셋이서 한장 찍었다.(사진은 다음편에)





이건 먼저 찍었던 사진




날도 더워서 그뒤로는 쭉 미스터 도너츠에서 연락을 기다렸다. 사진 오른쪽의 상자는..




신구지 사쿠라 넨도로이드. 타케야마가 오랜만에 보는 기념선물이라며 건네주었다TT




밖에 미즈키 나나의 앨범 홍보 차량이 돌아다니길래 한장 찍었는데 철망에 포커스가-_-



 미스터 도너츠에서 죽치고 있는 동안 나카무라에게 연락이 왔다. 예정에 없던 일이 생겨서 그게 끝나야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후 5시에 자신이 살고 있는 킨시쵸에서 만나자고 한다.
킨시쵸는 아키바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고(세정거장), 아직 세시가 조금 지났을 뿐이었기에 한시간 정도 더 미스도에서 머무르다 일어났다.

 출발하기 전에 타케야마가 형 생일 선물을 사야 된다길래(보컬로이드 팬이라고 함) 아니메 굳즈 샾을 몇군데 돌았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도중에 소프맙에서 찌라시를 한장 받았는데 롯폰기에서 미쿠 카페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간 한정 이벤트였기 때문에 마침 일본에 온 김에 한번 가보기로 하고 이후의 일정에 추가해 두었다.


 


아키바 뜨기 전에 들렀던 게이머즈였나 소프맙이었나.. 다카포란 게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5시 딱 맞춰서 킨시쵸에 도착했지만 나카무라는 아직 일이 안 끝난듯 했다.
타케야마와 나는 그의 연락대로 역 근처의 마트에서 미리 장을 봐두기로 했고 먼저 와 있던 후나모토도 그 때 합류했다.
 
 원래 일본에서 친구들과 노미카이를 할때는 이자카야를 가거나 나베를 먹거나 했었지만 이번엔 나카무라네 집에서 조촐히 치르기로 했는데, 듣자하니 이번달에 돈을 너무 많이 썼다고 한다;
나도 일본에 와서 아싸로 지낼 때는 엄청난 구두쇠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씀씀이가 헤퍼지기 시작했는데 분명 이 친구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_-

 장을 보는 와중에 드디어 주인공(?) 나카무라까지 등장하면서 모처럼 친구들과 재회하게 되었다.
유학시절 절친 5인방 중 고향 야마가타로 돌아간 이시이와 날 제외한 3명은 졸업 후에도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 건너 와야되는 나에게는 허들이 높지만 아무튼 1년에 한 두번이라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킨시쵸 도착




후나모토




마트를 나오자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나카무라네 집에서.. 방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나카무라가 10만엔을 요구해서-_- 식탁 사진으로 합의



 한 두어시간 정도 지나고 먹을 것도 다 떨어져 갈 무렵 과로가 원인인지 나카무라의 컨디션이 다운되어서(만날 때 부터 얼굴빛이 그리 좋지 않았다) 일찍 파하기로 하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쿠 카페를 언제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바로 호텔로 가기에는 시간이 좀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 참에 다녀오기로 하고 친구들과 헤어져 롯폰기로 향했다.

 히비야선 롯폰기역에서 내려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모리 타워를 찾아갔다. 모리 타워는 한참 일본 여행 다니던 시절 늘 여행 계획에 넣어 두면서도 정작 가본 적은 없었다. 취업활동 할 때 이곳에 있는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면서 와 볼 기회가 생기기도 했었지만 결국 면접도 못 보고 떨어졌기 때문에 나하고는 참 악연(?)으로 얽힌 곳이었다.

 아무튼 15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모리 타워로 들어갔다. 처음에 찌라시를 봤을 때는 무슨 메이드 카페도 아니고 입장하는데 돈을 받나 했는데 그런 건 아니고 카페가 위치하고 있는 52층 전망대 자체의 입장료였다.
시간은 저녁 9시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이곳은 11시까지 오픈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유는 있었다.





모리타워




놀러 온 건 처음이다.




도쿄 시티뷰는 11시까지..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가자 바로 미쿠 카페가 보였다. 내가 태정낭만당 말고 이런 컨셉트 카페를 안 가봐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덕덕한 느낌은 아니고 그냥 일반 카페 같은 분위기였다. 아무래도 데이트 스팟이라 그런지 손님들은 번화가에 나가면 볼 수 있는 잘 차려 입은 젊은 남녀들이 주를 이루었고 나같이 방황하는 영혼들은 몇 보이지 않았다-_-

 그러거나 말거나 비싼 입장료를 내고 여기까지 왔으니 생색은 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자리를 잡고 음료와 식사를 주문했다. 메뉴 하나하나가 그리 만만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이제와서 그런 걸 신경쓰면 지는 것이다.

 자리에 앉아 카페를 둘러보자 내부에는 보컬로이드 관련 굳즈를 판매하는 매점이 있었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린 듯한(잘 모른다) 일러스트들이 카페를 빙 둘러싸듯 전시되어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걸려 있어서 보컬로이드 악곡들의 PV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카페 중앙 쪽에 마련된 무대에는 등신대 사이즈의 하츠네 미쿠 피규어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내부는 조명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안그래도 취약한 실내사진이 더 엉망으로 나왔다. 커플끼리 분위기 잡기는 좋았겠지만 나로서는 차라리 낮에 오는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쿠 카페에서




메뉴 소개




미쿠의 컬러인 초록색과 파(...)가 주로 사용되었다.




카페 분위기는 대충 이랬다.




움직이거나 노래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먼저 멜트(メルト, 700엔). 칼피스로 만든 논알콜 칵테일. 혼자 온거 뻔히 봤으면서 빨대를 두개 꽂아줘서 난 눈물만..




그리고 미쿠 파 차소바(ミクねぎ茶そば, 900엔). 위에 얹혀져 있는 파는 데코용이 아닌 실제 먹을 수 있는 건데 몇입 뜯어먹다가 미친놈 취급받을 것 같아서 관뒀다;;




빼곡히 붙어 있는 방문객들의 메세지




vocaloid cinema party에서 상영됐던 영상들이라고 한다.



 주문했던 건 진작 다 먹었지만 괜히 더 눌러 앉아 있다가 10시 좀 넘어서 전망대를 내려왔다.
카페에서의 기억이라던가 떠날 때의 아쉬움이라던가 이런 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는데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 왠지 쓸쓸했던 것 같기도 하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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