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도쿄 여행기 Day1 -도쿄 돔- (7/13/2007) 여행 이야기

 2007년 7월 13일.

 아침에 눈을 뜨니 9시였다.
'뭐야 나 오늘 휴간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거지...'
하며 다시 자리에 눕는데 어딘가 자꾸 찝찝한 기분이 들었고 갑자기 뭔가 머리속을 퍽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난 이불을 걷어차며 외쳤다.


 '맞다!! 나 오늘 일본가지!!!!'

AHHHHHH!!!!



 정신없는 출발이었다.
사실, 레뷰쇼 기간 중에 휴가를 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4월에 다녀왔던 1박 3일 짜리 상품을 예약해 뒀었고 여행 계획도 그에 맞춰 짜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무려 3일의 휴가를 얻게 된 것이다.

 그냥 원래 계획대로 짧게 다녀오고 집에서 잠이나 잘까 아니면 무리를 해서라도 시간을 더 내볼까 고민하다 결국 예약을 취소하고 어렵사리 13~17일의 항공권을 구입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10일부터 12일까지 동원훈련이 통보되었고 출발 하루 전 집에 돌아와 부랴부랴 새벽까지 계획을 짜느라 이 지경에 이르른 것.

 아침부터 허둥대긴 했지만 그나마 비행기 시간이 12시 50분이었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었고, 출발지인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그동안 늘 인천으로만 가다가 처음으로 김포공항發 비행기를 타 보는 것이었는데, 이 노선은 주로 일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지 기내에서는 한국어 방송도 나오지 않고 출입국 카드도 비치되어 있지 않았고, 내 양 옆으로는 출장이라도 다녀오는 듯한 일본인 둘이 앉아있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 전에도 일기예보를 통해 확인하긴 했지만, 하네다(羽田)에 도착하자 하늘은 잔뜩 흐린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이번에도 신세질 김군에게 전화 한통 날리고 신오쿠보(新大久保)로 향했다. 하네다에서는 전에도 한번 가봤고, 그렇게 오래 걸릴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신오쿠보에 도착하자 이미 오후 5시였다.
 
 김군의 원룸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곧장 김군과 함께 츄오선(中央線) 오쿠보(大久保) 역으로 갔다. 도쿄 돔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VS 히로시마의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작년에도 한번 야구를 보러갈까 하다가 하나비 일정이 겹쳐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김군을 통해 티켓도 구입해 놓았고(지정석 B, 3700엔), 이제 경기장에서 '슨요프 홈런~' 을 외치는 일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12일 예비군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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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난 이승엽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잘하든 말든 2군을 가든 별 상관은 없었다.(난 요코하마 팬)
그래도 기왕 일본까지 가서 야구를 보게 되었는데 출발 하루 전에 그의 2군행 소식을 접하게 되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일본 가기 전 부터 홈런볼을 사가야된다며 호들갑을 떨었었는데..

 스이도바시(水道橋) 역에 내리자 밖은 야구를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국민구단 요미우리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
핫도그로 저녁을 때우고 도쿄돔 안에 들어서자 그라운드 위에서는 어린이 야구부(?) 몇 명이 선수들이 쳐준 공을 받아내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선수들이 너무 힘을 뺀 나머지, 타구가 대부분 짧게 떨어져서 성공하는 사람이 몇 없었다.)

 몇가지 이벤트 뒤에 시구자로 나온 고교생 투수의 시구가 이어졌고, 시계는 6시를 가르키며 경기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경기에 관한 이야기는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도쿄 돔 시티 입구에서. 도쿄 돔을 포함해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가 이루어져 있다.

경기장 앞에 있던 야마시타 서점. 온통 야구 관련 서적들로 가득했다.

카레맛이 하나도 안나던 카레핫도그.

도쿄 돔 시티 어트랙션즈라는 유원지가 옆에 자리잡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곰인형들.

드디어 경기장 안으로 입장.

가득차 있는 관중들.

전방의 광고판에 이치로가..

요미우리 선발 카네토.

이에 맞서 히로시마는 오오타케를 내세웠다.

신-노스케!! 신-노스케!! 이승엽의 뒤를 이어 요미우리 4번타자로 등극한 아베.

카메이의 선제 홈런으로 1-0 앞서가는 요미우리.

간지타법의 검객 오가사와라. 이 사진을 찍고 난 뒤 곧바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고 있던 예쁜 누나.
시합도 이기고 있고 한참 분위기 오른 상태에서..

곤잘레스: 한잔 할까? 
김군: 800엔인데? 
곤잘레스: ...... 
김군: 그냥 집에 가서 먹자.

경기 내내 쉴새없이 어딘가에서 먹을 것을 꺼내던 가족.

자이언츠의 대형 깃발 응원.

매회 주자를 내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고비마다 삼진과 내야진의 호수비로 잘 막아내던 카네토.
내심 완봉을 기대해봤지만 결국 8회 2사 토요다에게 볼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우에하라!! 우에하라!! 9회초가 되자 관중들은 우에하라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오는 선수는 요미우리의 수호신 우에하라 코지

우에하라가 세타자를 간단하게 틀어막으며 3-0 요미우리의 승리. 이날 승리로 요미우리는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선수단을 박수로 맞아주는 관중들.

히어로 인터뷰에는 카네토와 오가사와라가 선정.

7과 ⅔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친 카네토.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과 결정적인 호수비로 맹활약한 오가사와라.

도쿄 돔 안에 있는 야구용품점. 유니폼이나 선수들의 사인볼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

내가 구입한 이승엽 리스트밴드. 승엽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경기가 끝나고 빠져나가는 관중들.

돌아가는 길

스이도바시역



 경기가 끝난 뒤 신오쿠보로 돌아가는 길에, 김군이 잠깐 친구들을 만나고 오겠다고 한다.
마침 오늘이 김군의 생일이었기에 돌아가면 둘이서 축하주나 마실까 하고 있었는데 어학원 친구들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와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도시락을 사들고(하루종일 기내식과 핫도그만 먹었기 때문에) 원룸으로 돌아온 뒤 김군은 약속장소로 향했다.
김군도 혼자 있게 될 나를 생각했는지 일찍 들어오겠다는데...


신오쿠보의 돈키호테라는 대형마트 앞에서. 가챠폰 경품이 WII랑 PSP라니@a@;



 김군이 나가고 혼자 원룸에 앉아 있으니 당연하지만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다.
TV를 틀어보자 스포츠 뉴스에서 오늘의 야구 결과가 나오는데, 요코하마가 에이스 미우라의 139구 완투에 힘입어 연장 끝에 승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역시 저거나 보러 갈 걸 그랬나...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보다가 잠시 후 나는 입을 딱 벌릴 수 밖에 없었다.


'<태풍 4호>역대 최대급.... 북상 계속해'


 TV화면에서는 침수된 마을과 쏟아지는 폭우의 영상이 흘러나왔고, 예상 진행도의 태풍은 정확히 일본을 관통하고 있었다. 그리고 태풍이 일본을 벗어나는 시기는 내가 집에 가는 17일...

 갑자기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출국하기 전에도 태풍 뉴스는 몇번 봤었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다가올 거라고는... 내 휴가는? 밤새워 짠 내 계획들은??-.-
김군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었는데, 모든 것이 귀찮아지면서 나는 불을 끄고 드러누워 버렸다.


 한시간만 놀고 들어온다던 김군은 네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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