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뉴욕 호시구미 라이브 ~누군가를 잊지 않는 세상에서~ 관람기 Part 2 (2012.09.02) サクラ大戦:Event

공연 셋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1막-

지상의 전사(地上の戦士)
사랑하는 뉴욕(恋する紐育)
다운타운 하트(ダウンタウン・ハート)
바운티 헌터 리카(バウンティハンター・リカ)
어느 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ある日青空を見上げて)
빛나는 별자리(輝く星座)
Stand up for Love

-2막-

댄디(ダンディー)
나의 꿈(ボクノユメ)
다섯개의 레시피(5つのレシピ)
언제나 마음에 선샤인(いつも心にサンシャイン)
너와 만나서(君と会えて)
여기는 파라다이스 ~리틀 립 시어터의 테마~(ここはパラダイス ~リトルシップ・シアターのテーマ~)
지상의 전사(地上の戦士)

 이 중,「사랑하는 뉴욕」「 언제나 마음에 선샤인」「너와 만나서」세곡은 이번 공연에서 처음 선보인 신곡이다.(「사랑하는 뉴욕」은 사쿠라대전 V 내에 삽입된 동명의 BGM에 가사를 입힌 것)
 
 지난 몇년 간의 라이브들과 비교하면 곡수가 적은 편인데, 노래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중시된 무대가 되었기 때문이다.(팬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by 나카야마P) 원작 게임의 시나리오를 담당해왔던 아카호리 사토루 씨가 각본을 맡은 이번 공연은 기존의 라이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사실 라이브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지난 공연들에서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2010년의 합동라이브까지 포함하면 레뷰쇼 이후 벌써 세번째 공연인 만큼 변화를 줄 시기가 됐다고 본다.

 스토리의 비중이 늘어난 것을 반영하듯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에니앙은(Anyone을 의미한다고) 공연의 주제를 관통하는 최중요 배역을 맡고 있다. '누군가를 잊지 않는 세상에서' 의 영제인 'Anyone has someone in mind' 를 보면 감이 오듯이 이 공연을 위해 준비된 캐릭터. 부두의 저주인형이 콘셉트인 듯한 기이한 외견과 연출이 꽤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초반에는 조금 위화감을 느낄 정도였다.(출연진들도 이 점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살짝 볼륨이 부족하지 않나 싶었지만 가요쇼 시절과는 또 상황이 다르니.. 관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 원래 계획대로 토요일 공연을 한번 더 봤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텐데 천추락 1회 밖에 관람하지 못한 게 여러모로 아쉽다. 무대와 교감하는 것도 힘들었고 깨알같은 애드립의 재미를 느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사족이지만 에니앙을 연기한 히나타 아유미 씨는 분장 때문에 그 예쁜 얼굴을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 팬들에게는 아쉬웠을 듯.

 사쿠라대전 토크이벤트 등에서 출연진들이 곧잘 하시는 말씀이 '코헤이 선생님의 노래는 허들이 높다(소화하기 어렵다)' 라는 것이다. 그저 노래를 듣는 입장에서는 잘 실감이 안나는 이야기였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확실히 체감.
다른 게 아니라 마에세츠의 베로베로 댄스가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던 예전과는 달리 플라멩고 풍으로 바뀌었는데, 무슨 박수를 엇박으로 쳐야되고.. 중간에 리듬이 막 바뀌는데 나는 박자를 맞추기는 커녕 손뼉을 칠 엄두도 못내고 그냥 서 있어야 했다. 타케다 씨도 객석을 향해「(박자가)안 맞잖아!」라고.. 이제는 관객들에게까지 음악적 센스를 요구하는 코헤이 선생님... 이 쪽 허들을 높이지 말라고!

 이번 공연은 별 다른 서프라이즈 공개가 없었다. 공연 전에 이미 발표가 된 바 있던 모바일 소셜게임 사쿠라대전 올스타 콜렉션의 포스터가 공연장 곳곳에 붙어 있던 정도.. 일본에서 소셜게임 이미지가 안 좋아서 그런지 반응이 제각각이었는데 사행생 게임에는 아예 손을 안대겠다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일단 등록은 하고 보겠다는 의견 등등, 팬들이 바라던 형태의 신작이 아니다보니 생각보다 크게 환영받지는 않는 듯한 분위기였다.

 무대 인사 때 제미니 코바야시 사나에 씨가 '나의 꿈은 내년에도 이렇게 여러분과 만나는 것!' 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08년의 라스트 레뷰쇼 이후로 줄곧 느끼고 있던 것이지만 더이상 사쿠라대전의 공연에 있어서 '마지막' 운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이미 두번이나 '파이널' 이며 '라스트' 등의 수식어를 단 공연들을 거치고서도 출연진들은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팬들은 극장에 모이고 있다. 환갑넘은 팝스타들이 해가 지나도 변함 없이 월드 투어를 다니듯, 팬들이 원하고 출연진들에게 의욕이 있는 한 형식과 규모를 떠나서 언제 어디서든 쇼는 계속 되지 않을까.


 4시 좀 안되서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오자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바로 가기는 좀 아쉬운 마음에 주위를 보니 청년관 앞의 공터에 소쿠타츠군을 비롯해 사쿠라대전 이벤트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이 몇몇 모여 있었다.(료마군은 다른 모임이 있어서 그쪽으로 갔다고 한다.) 이들은 '케이타' 씨가 주최하는 오프모임에 참가할 멤버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작년 이맘 때 뉴욕라이브 천추락 공연 후에 있었던 케이타 씨의 오프모임에는 나도 참석해서 재밌게 놀다 온 추억이 있지만 올해는 아쉽게 집으로 가야한다. 일본 온지 고작 6시간 지났는데 집에 가야한다니! 내가 지금 얼마나 말도 안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건지 새삼 되새기게 하는 순간이다.

 아주 시간이 없는 건 아니라서 아쉬운 대로 이야기를 나누다 5시 쯤 그들과 작별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연관람이라는 이날 하루의 유일한 목적을 달성하고 나자 동기부여(?)가 안되서인지 이미 센다가야에서부터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운좋게 시나가와에서 하네다행 급행을 타고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하자 돌아오는 길의 공항은 아침과 다를 바 없이 한가한 분위기였다.

 극장 가는 길에는 말할 것도 없고 공연 도중에도 몇 번이고 시계를 보면서 남은 시간을 계산하느라 온종일 신경이 곤두서있었는데 돌아갈 때는 이렇게 느긋할 수가 없다니 뭔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할 일 없이 공항 안을 어슬렁거리거나 배도 안고프면서 괜히 카페에 들어가 밥을 사먹거나 하면서 일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게 된 여유를 만끽하였다.

 비행기 안에서는 또 11시에 출발하는 전주행 막차를 탈수 있을지 오만 걱정을 다했지만(김포 도착예정시각 10시 5분), 기장님이 과속을 했는지 오히려 15분이나 빠른 9시 50분에 도착하는 바람에 코 앞에서 10시 버스를 놓치고 아무도 없는 공항에서 쓸쓸히 한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파란만장한 하루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 30분.

 처음 계획을 짤 때만 해도 스스로도 이건 미친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란 생각을 수천번은 했지만 이제는 한번 더 하라고 해도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에 비행기 두번 타고 기내식 두번 먹는 경험은 아주 특별했다.


2012 뉴욕 호시구미 라이브 ~누군가를 잊지 않는 세상에서~ 관람기 -完-
 



카메라는 들고 왔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없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사진이 이것 밖에 없다.




그나마 한장 건진 코스프레 단체샷.(클릭하면 확대)




덧글

  • 夜漢 2012/11/06 22:48 # 삭제 답글

    고대하던 글이 드디어 올라왔군요 +_+ 재밌게(?-너무 담담하게 글을 쓰셔서 그날의 파란만장함이 백퍼센트 와닿질 않습니다. ㅋ) 읽고 갑니다.
    다만 마지막 문구는... 정말이십니까? ^^;;

    팬질에 회의가 드는 요즘... 꾸준한 사쿠라대전의 이런 모습은 정말 부럽네요 ^o^
  • JUANITO 2012/11/07 21:33 # 답글

    헉 여기까지 와주시다니+_+
    내용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글로 쓰려니 참 전달이 쉽지않네요;

    전 언제든지 준비중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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